'단합' 강요하고 '친목'이 중요한 회사
내가 다니는 작은 회사는 단합을 참 좋아한다.
가족같은 회사를 추구하는 오너, 그런 오너의 성향에 따라가는 직원들.
물론 가족 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.
그런데 몇 년 지내보니 우리 회사는 허울 좋은 말로 포장해서 단합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.
왜?
단합이 더럽게 안 되는 것을 지들(임원들)도 알고 있으니깐.
나에게 없는 것을 갈망하는, 불가능한 것을 갈망하는 꼴이랄까?
이런 작은 회사에 다니는 내 자신이 비참하게 느껴질 정도로 회사는 모든 면에서 짜친다(급여 빼고)
일단 좋은 회사는 큰 회사라는 것을 명심하도록, 과거의 나야.
큰 회사(두루두루 인지도 있는 대기업?)라면 오히려 애사심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똘똘 뭉칠 수 있겠지?
직원 전부를 합치면 30명 될까말까한 작은 회사.
처음에 열 명도 안 되는 인원으로 시작할 때에는 진정 가족같은 분위기가 났을 터.
진짜 친인척을 데려왔으니 말이다.
천상천하 유아독존인 오너의 가족은 사무실 제일가는 독재자고
그 인물에게 빌붙어 목숨을 연명하는, 업무 능력은 없지만 '굽-신' 능력은 기가 막힌 몇몇 인물들이 생겨났다.
그 중에는 진짜 알음알음 데려온 사람도 있고 진짜 '채용'으로 들어온 사람도 있다.
아니 둘만 모여도 서로 다른 것이 사람인데 두루두루 친-밀하게 잘 지내는 것이 당신들 생각처럼 그렇게 쉽냐?
세상 오래 지낸 친구와도 절교를 하고 피가 섞인 가족과도 연을 끊는다.
이런 사회에서 무슨 가족같은 회사를 꿈꾼다고 참나
게다가 왜? 굳이? 회사에서 단합을???
회사는 일 하는 곳인데.. 돈 버는 곳인데..
공통 주제라고든 회사 뿐인 사람들이 쓸데없이 모이면 회사 욕, 다른 직원 욕 밖에 더 하겠어요?
왜 그걸 모릅니까! 이 늙은이들아!!
"제가 읽은 책에서 그랬어요. 회사 임원들은요 베스트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직원들을 채용해서 직원들이 일 하기 적합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의무래요. 회사가 놀자판이 아닌, 진짜 회사다운 회사였으면 좋겠어요"
"아니 내가 무슨 노는 분위기를 만든다고!"
내 말에 펄쩍 날뛰던 상무.
일은 안하고 뒤에서 주둥이만 터는 그들에게 된통 욕 쳐먹으니깐 지금 좀 생각이 달라지셨나요?
회사는요 친목 도모하는 곳이 아니라 일 하는 곳입니다.
누군 거래처랑 통화하고 누군 심각한 업무 얘기 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시끄럽게 웃고 떠들면요
정말 한심하단 말입니다, 회사가. 그리고 제가.